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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이슈]/COVID-19

[COVID-19] 치료(6)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Chloroquine, Hydroxychloroquine 사용 및 임상 현황/ 국내 임상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Chloroquine/Hydroxychloroquine)

 

클로로퀸은 1930년대에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사(Bayer)에서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물입니다. 말라리아 이외에도 아메바증이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도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광범위하게 작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의 기능을 하는 것을 밝혀져 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제로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플라스모디움 속(Plasmodium)에 속하는 기생충이 적혈구에 기생하며 발생하는 감염 질환입니다.

 

클로로퀸이 항말라리아, 항바이러스 그리고 항염증 반응 등 광범위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관련 합성 의약품들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 클로로퀸에 하이드록실 그룹(OH)만 추가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1955년 소개가 되었고 이는 클로로퀸의 효능은 보존하면서 독성은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1995년 말라리아 예방/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클로로퀸과 같이 류마틱스관절염등의 치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l  치료제로써 장점

 

클로로퀸이 치료제로써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입증이 된 약물이라는 점입니다. 클로로퀸이 개발 70여년 동안 현재 주요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어 개발도상국에서도 쉽고 저렴하게 구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관련 특허가 만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제약회사들에서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을 생산 및 보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제가 시급한 가운데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되어 말라리아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클로로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효능을 보인다면 빠른 승인 절차를 거쳐 사용될 수 있습니다.

 

 

l  치료 효과 기대

 

클로로퀸 관련 의약품은 세포의 엔도좀과 라이소좀의 산도를 낮추고 (pH를 높여)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사스 바이러스(SARS-CoV)의 표면 단백질의 당화 과정을 막아 이러한 작용을 더욱 억제 시킬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2003년 사스의 임시 치료제로 사용이 된 적이 있으며, 이후 연구에서 클로로퀸이 사스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클로로퀸 및 하이드로클로로퀸은 신체의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 시켜주는 ‘immune-modulating’ 작용을 하여 항바이러스 작용을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클로로퀸은 항말라리아 그리고 항염증반응에 대해서는 효과가 입증되었지만 사람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입증된 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증환자들의 경우 과다한 염증반응으로 폐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클로로퀸의 항염증반응이 이러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클로로퀸 개발업체인 바이엘이 프랑스에서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환자에 대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밝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래 임상 시험 부분 참고)

 

 

l  약물의 공급 및 사용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약물 치료에 관한 전문가 권고안’에 따라 클로로퀸 관련 의약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에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클로로퀸이 유통되지 않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성분의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클로로퀸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 및 소규모 임상 결과가 나오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클로로퀸의 치료제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클로로퀸과 하이드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즉시 처방하고 투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FDA의 승인 기간을 몇 달에서 즉시로 단축시킨 것인데요, FDA는 3월 29일 클로로퀸과 하이드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에 긴급사용승인(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을 허가 하였고, 입원한 환자의 치료 및 임상 시험용으로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생산과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여러 제약 회사들이 클로로퀸 관련 의약품을 미국의 병원들에 무상 제공하겠다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독일의 바이엘(Bayer)은 클로로퀸(제품명: 레소신) 300만 정을, 스위스의 노바티스는 계열사 산도스를 통해 1억 3000만 정의 하이드로클로로퀸을, 이스라엘 기반의 제약회사 테바또한 황산하이드록시클로로퀸 600만 정 이상을 미국 병원들에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 외 마일란(Mylan) 등 다른 회사들도 약물을 기증하거나 공급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렸습니다.

 

해외 각국에서 클로로퀸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 국내 제약사들도 클로로퀸 관련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월 초,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의약품 ‘폴라닐정’을 보유하고 있는 레고켐제약은 다수의 외국 기업이 수출을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씨티바이오, 화일약품 등에서도 수출 계획을 밝힌바 있습니다.

 

또한, 하이드로클로로퀸을 복용하여 완치된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어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치료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배우 대니얼 대 킴과 미시건 민주당원이 하이드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완치되어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l  효능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

 

클로로퀸은 부작용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드물었고 말라리아와 류머티스 질환에 치료 효능을 보였던 약물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능이 아직까지 입증된 자료가 없으므로 클로로퀸의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클로로퀸의 알려진 부작용으로는 설사, 시각 손실 등이 있으며, 과다 투여하였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모든 약물은 잘못 사용하였을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항바이러스 작용에 대한 여러 연구는 많은 세포 실험을 통해 그 작용을 입증하였지만 실제 사람사람 적용하였을 때는 효능이 있기도, 없기도 한 결과들이 대조적으로 보고되어 아직까지 확실한 효능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프랑스 의약품의료기기안전청(ANSM)은 3월 30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오남용을 언급하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환자에서 심각한 심장 이상의 부작용이 발견되어 분석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에게서 폐손상 뿐만 아니라 심장 이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어 해당 약물의 부작용인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 폴 오핏 박사는 논문공개사이트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84의 환자와 투여받지 않은 97명의 환자의 병세 악화/사망률을 각각 20.2%, 22.1%로 큰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사망률만을 분석했을 때는 각각 2.8%와 4.6%이지만 이 또한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논문은 아직 학계의 검증을 받지 못한 상태)

 

 

 

l  임상시험

 

프랑스의 임상 시험

 

클로로퀸 개발업체인 바이엘이 프랑스에서 소규모 임상시험으로 하이드로클로로퀸을 투여한 20명의 환자와 투여하지 않은 16명의 환자를 대조군을 비교하였습니다. 하이드로클로로퀸 600mg을 매일 복용한 14명의 환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었으며, 대조군에서는 2명만이 바이러스가 제거된 것으로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하이드로클로로퀸과 함께 아지스로마이신(azithromycin)을 함께 투여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아지트로마이신이 바이러스의 제거에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했습니다. (Int J Antimicrob Agents. 2020 Mar 20 : 105949)

 

이 임상은 소규모 임상이었다는 점과 장기간의 결과 분석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성과를 낸 첫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한 분석에서는, 대부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경증 환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극복하기 때문에 비무작위 시험으로 임상 결과에 유리한 환자를 포함하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으며 바이러스 제거에는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나 사망률등 이후 환자의 예후는 매우 안좋았다며 지적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임상시험

 

3월 6일 중국의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에서 진행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 시험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저장대학교 학술지).

해당 시험은 30명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경증 환자들 대상으로 5일 동안 하이드로클로로퀸 400mg을 투여하였고 환자군과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해당 임상시험은 소규모였으며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예후가 양호한 경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함을 언급하였습니다.

 

 

미국의 임상시험

 

미국에서는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승인이 허가된 이후 임상 시험에 돌입하였습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시험은 최소 네 차례로 3천여명이 참여할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바티스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3상이 FDA에 승인을 받아 4월 20일 약 440명의 환자를 모집하여 미국의 10여개 지역에서 임상 시험 예정이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미 국립보건원과 버지니아대학교의 후원으로 진행한 미국 재향군인병원에서 진행한 임상 시험의 결과가 4월 21일 공개되었습니다(medRxiv; 정식 출판 전 논문 사전 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 368명 중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 투여한 환자 97명,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스로마이신을 병용 투여한 환자 113명, 그리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 158명의 사망률을 각각 27.8%, 22.1%, 그리고 11.4%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였을 때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그 외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 환자군과 투여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임상 결과의 큰 차이점을 보지 못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에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닌 환자들의 증상에 따라 약을 주었고 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단독 혹은 아지스로마이신을 병용 투여를 한 환자군 경우 투여하지 않은 환자들과 대조해 고령이었으며, 기저질환이 2-3배 더 많은 고위험군이었습니다. 해당 논문에도 병이 더 심한 사람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했다는 점이 기록되어있습니다.

 

 

 

국내의 임상 시험

 

국내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3월 24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의 약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임상 시험을 추진할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부산대병원의 공동 연구팀은 부산의 장기요양병원의 환자와 간병인을 대상으로 총 205명을 대상으로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예방 목적으로 임상 시험을 시행하여 4월 22일 논문을 통해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Int J Antimicrob Agents)

*국내의 ‘코로나19 약물치료에 관한 권고안’에서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을 목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시험 대상은 진단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음성이었지만 확진자와 접촉하여 교차 감염의 우려가 있는 환자와 간병인이었습니다. 대상자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400mg 하루에 1회씩 14일간 투여하였고 결과적으로 14일 후의 진단 검사에서 전원 최종 음성이 확인되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임상 대상자 중 5명은 약물 부작용으로 중도에 투여를 중단하였습니다.

 

대조군이 없었다는 한계점이 있었지만, 연구진들은 이번 임상 결과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예방 효과를 관찰한 최초의 사례로 의미가 있으며, 향후 무작위 대조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필요함을 언급하였습니다.

 

특히 요양병원의 특성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수십년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이며, 많은 의사들이 치료에 사용을 했을 때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제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망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관련 논문들도 나오고 있어 추가적으로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시험의 결과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 시험을 통해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으나,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닌 후향적 연구 결과는 결과가 편향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분석과 결과에 대한 해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