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ded: 2020-05-03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아직 허가받지 않은 약물로,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사(Gilead Sciences, Inc.)에 의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이 되었지만 임상 3상을 마치지 못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연구를 통해 렘데시비르가 filovirus, pneumovirus, paramyxovirus, coronavirus 등 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안정성이나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현재 임상 시험 중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렘데시비어에 대해 알려진 정보와 시사 자료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참고하시기바랍니다.
l 치료 원리
렘데시비르는 nucleoside analogue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입니다. 이 뉴클레오시드 유사체는 우리몸의 유전자인 DNA와 RNA를 구성하고 있는 뉴클레오시드와 유사한 형태의 분자 화합물, 특히 아데노신 유사체로 코로나바이러스의 RNA 합성 과정에 ATP와 경쟁하여 끼어들게 되고 유전자의 합성과정을 종결시킴으로 몸속에서 바이러스의 복제 기전을 막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l 치료효과 기대
여러 바이러스 감염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인 SARS와 MERS에 대하여서는 동물 모델에서 효능을 보였었기 때문에 가장 유망한 치료제로써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추후 진행된 연구를 통해 세포 실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4월 17일 동물 시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원숭이에게 렘데시비르를 조기에 투여했을 때 폐손상과 질환이 감소했음이 보고되었습니다(미 국립보건원(NIH)).
한편, 중국 연구진의 동물 실험에서는 생쥐에게 렘데시비르를 주사한 결과 정자 수와 운동성이 감소하는 결과가 있었다며 렘데시비르가 남성 생식기능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l 동정적 사용 (Compassionate use)
렘데시비르는 1월부터 COVID-19 환자에 동정적 사용이 되었으며 특히 미국에서 첫번째 환자가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후 바로 증상이 호전되어 치료제로의 가능성이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동정적 사용은 다른 치료가 불가능한 심각한 질병을 앓고있는 환자에게 허가되지 않는 약물을 사용 하는 것입니다.
개발중인 의약품의 동정적 사용 정책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길리어드는 긴급 접근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개별적인 동정적 사용 요청(individual compassionate use)을 확장형 접근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s)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인 접근에서 확대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이나 의사가 한번에 여러 명의 중환자에 대해 렘데시비르 응급 사용을 신청할 수 있어 약물의 사용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COVID-19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면서 렘데시비르의 요청이 증가하였습니다. 따라서 임상 시험 외에 개별적인 동정적 사용 요청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심한 증상이 있는 18세 미만 소아 및 임신부에게는 동정적 사용이 계속된다고 밝혔습니다.
l 동정적 사용의 결과 보고
이번 4월, 길리어드사는 국제 저널 NEJM을 통해 소수의 중증 환자들을 대상을 진행한 동정적 사용의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53명의 환자 중 약 68%의 환자가 임상적 증상 개선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이 결과는 공식적인 임상 시험이 아니며, 약물 투여를 받지 않은 대조군과 랜덤 실험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치료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한 자료 입니다.
한편, CDC에서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12명의 환자를 분석하였는데 이 중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세 명의 환자는 모두 메스꺼움, 구토, 직장 출혈 등의 부작용을 보였으며 간 손상의 지표인 아미노트렌스퍼라제 (aminotransferase)가 상승한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 또한 환자 수가 적고 임상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렘데시비르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First 12 patients with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in the United States)
l 희귀 의약품 지정 및 철회
3월 23일 FDA가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25일 길리어드사는 FDA에 희귀의약품 지정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확진자의 수가 20만명이 되기 전에 희귀의약품지정을 받아 시장독점권을 가지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을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길리어드사는 ‘신속한 승인을 위해 추진한 것이었으며 현재는 규제 당국의 신속한 처리로 희귀의약품 지정이 아니더라도 빠른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희귀의약품 제도(Orphan Drug Act)는 수요가 적어 상업성이 적은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을 독려하여 20만명 미만의 희귀 질환자에 치료제의 공급을 원활하게하기 위한 제도로, 신속 프로그램을 통하여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개발비를 직접 지원 받는 등의 혜택이 있다. 또한 시장 독점권도 부여 받는데 미국의 경우 7년이다. (독점 내용의 경우 ‘동일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동일 또는 유사의약품의 허가 금지’이다)
l 임상시험
i. 임상 시작
2월 말 임상시험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며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임상 3상 두건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와 관련된 임상 시험으로는 첫번째로 미국 국립알러지감염병연구소(NIAID)의 지원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임상 시험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여 중국의 경우 4월에 중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이야기해 또 한번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당시 글로벌 무작위비교임상으로 약 1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3월 초 서울대병원이 미국국립보건연구원과 임상 연구를 위한 협정서를 체결하였고 식약처는 임상시험을 위해 총 여섯 곳의 병원에서 렘데시비르를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하였습니다. (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경북대학교병원)
ii. 중국 임상 중단
4월,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던 임상 2건이 연이어 중단되었습니다. COVID-19 환자가 감소하여 적합한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렘데르시브가 COVID-19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거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없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요, 이는 중국의 중단된 임상시험의 보고서의 내용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리어드 사에서는 ‘검토된 보고서가 아니며 참여자의 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못하다’ 며 반박하였고 이후 WHO는 실수로 올린 것이라며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37명 환자 대상의 임상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사망률은 13.9%, 투여하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12.8%로 큰 차이가 없었고, 환자 18명에게서는 심각한 부작용까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기대되는 약물 중 하나인데요, WHO가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치료 효능이 없다고 올렸다가 삭제 한 것에 대해서 미국에서 WHO에 대한 지원을 끊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수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국내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현재 환자를 모으고 투약하는 단계로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임상 결과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iii. 임상 진행 현황
길리어드 사에서는 현재 전세계의 중증 COVID-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두 건을 진행 중이며 해당 시험에서는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군의 치료 결과를 비교하여 이뤄집니다. 4월 말 예비 결과를 공개, 5월 말에는 임상 초기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iv. 임상 디자인 변경
길리어드 사는 4월 9일 임상 시험에 대한 내용을 변경하였습니다. 먼저 두 임상은 처음 계획했던 총 1000명의 환자수에서 4000명으로 늘렸고, 평가 변수를 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임상 대상자 확대로 통계적으로 더욱 유의미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중증 환자 2,400명 임상 (NCT04292899)
- 기존 평가 변수: 14일차 체온 및 산소포화도의 정상화 평가
- 변경 평가 변수: 14일차 임상 상태 평가
> 중등도 환자 1,600명 임상 (NCT04292730)
- 기존 평가 변수: 14일차 퇴원 환자 수 비교
- 변경 평가 변수: 14일차 퇴원 환자 수 비교
v. 임상 예비 결과
길리어드사는 4월 29일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예비 결과로,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는 평균 11일 만에, 대조군 환자는 평균 15일만에 회복하여 회복기간이 단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망률은 각각 8%, 11%로 차이가 나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결과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회복기간 단축이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FDA는 렘데시비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증 환자에 긴급사용승인을 허가 하였습니다. *긴급사용승인: 대체할 의약품이 없을 때 일시적인 사용 허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종식할 때까지 유효함.
FDA는 안전과 효과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는 점과 간 염증 등으로 메스꺼움과 구토,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지만, 복용과 안전에 관련한 자료가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여전히 존재하며 사망률 감소도 미미하며, 상대적으로 경증의 환자가 더 많기 때문에 경증 환자에 사용하는 것은 더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3건의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국내 방역당국에서는 FDA의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입증되면 특례수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5월 중순 임상 결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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