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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이슈]/COVID-19

[COVID-19] 진단(4) 분자 진단 vs 면역 진단

 

지난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현재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단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분자 진단’이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분자 진단’으로 진단한 경우만 확진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FDA의 COVID-19 진단 키트 가이드라인에서 ‘면역 진단’의 사용을 허용/권고하며, 실제로 ‘면역 진단’ 키트가 긴급 사용으로 승인이 된 바 있습니다.

 

** 이 가이드라인은 3월 16일 개정된 ‘Policy for Diagnostic Tests for Coronavirus Disease-2019 during the Public Health Emergency (공중 보건 위급 상황에서의 COVID-19 진단 검사에 대한 정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 검사를 개발하는 실험실 및 상업용 제조업체에게 개발한 진단 키트의 긴급 사용 승인 유무에 따른 사용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작성된 내용은 ‘제시’ 혹은 ‘권고’ 사항이며 ‘필수’ 사항이 아님을 명시하여 유연성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을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2)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진단 키트들 (국내, 미국)

 

 

 

 

또한 지난 3월 달 미국이 한국 진단 키트를 비판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는 ‘분자 진단’과 ‘면역 진단’을 잘못 비교하여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이 이슈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3월 1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마크 그린 의원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한국 진단 키트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 한국 진단 키트가 적절하지 않아 FDA에서 승인을 거절했다.
  • 미국 키트는 IgG와 IgM 두 개의 항체를 검사하므로 미국 키트가 한국 키트 보다 낫다

 

청문회 이후 ‘한국의 키트는 미국의 키트보다 좋지 않다’라는 부분만 부각이 되어 국내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 그 당시 이 의견에 대한 답변으로 CDC 센터장 로버트 레드필드가 “한국이 사용하는 것은 ‘분자 진단’ 기술으로 항체를 측정하는 ‘혈청학적 진단(면역 진단)’과는 다른 기술”이라고 바로 잡았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RT-PCR법 즉 ‘분자 진단’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린 의원이 이야기한 검사는 ‘면역 진단’의 방법이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보았듯이 국내에 긴급 승인을 받은 5개의 진단 키드들 이외에도, 여러 업체에서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고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그린 의원이 말한 ‘한국산 진단 제품’은 FDA 허가 신청 품목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 사용을 하지 않는 ‘면역 진단’ 제품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도 긴급 사용으로 승인되지는 않았지만 검증된 성능을 가진 면역 진단제품들이 개발되어 여러나라로 수출 중에 있죠. 젠바디와 수젠텍의 키트 모두 IgG, IgM 두 항체 모두 검출하는 키트입니다.

 

 

한달이 지난 지금, ‘면역 진단’의 필요성이 많이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자 진단’과 ‘면역 진단’은 어떤 원리이며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분자 진단

 

분자 진단법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법이죠. 기본 원리는 multiplex real time rt-PCR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3) 분자 진단법의 원리, Multiplex Real time RT-PCR

 

이런 원리를 이용한 유전자 검출 방법은 다른 진단 방법들과 비교해 매우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소량만 있어도 유전자의 증폭으로 검출이 가능한 것이죠. 또한 간편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자 진단법이 진단 분야에 있어 검증되고 인정받은 기술이지만 어떤 진단법이든 100% 정확할 수는 없습니다. 어떠한 조건으로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진단에 있어서는 특히 위음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증상이나 폐 CT는 코로나바이러스인 것 같은데 검사는 음성이거나, 첫번째 검사에서는 음성이었지만 두번째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오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위음성: 양성 환자이지만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음성으로 나오는 것)

 

 

인체의 상기도 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에서는 환자의 검체를 어디에서 어떻게 채취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진단하기 위해 호흡기 샘플을 채취하는데 이는 상기도 샘플 (비인두 면봉, 인두 면봉)하기도 샘플(가래, 기관지 액)을 사용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인두보다 비인두 샘플에서 더 많이 검출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보통 코에서 면봉으로 샘플을 채취하여 검사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또한 감염 시기에 따라 적절한 샘플이 다를 수도 있어 제대로 된 시점에 적절한 샘플을 충분히 채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래 검사와 같은 하기도 샘플은 폐 아래에 얼마나 침투 했는지 알기 위해, 중증/고령환자인 경우 시행한다고 합니다. 가장 정확한 진단은 모든 샘플을 검사해보는 것입니다.

 

또한 바이러스의 변이가 관찰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진단에서 사용하는 유전자의 부위에 변이가 일어난다면 이러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분자 진단은 보통 2-6시간 걸려 신속 키트로 개발 가능한 면역 진단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고 생각 될 수 있으나, 미국에서 분자 진단도 신속 진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이 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키트에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2)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진단 키트들 (국내, 미국)

 

 

 

 

면역 진단

 

그렇다면 면역 진단은 어떤 원리로 진단을 할 수 있을까요? 분자 진단과는 접근 방식이 다른데요, 분자 진단은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 면역 진단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이미 외부 물질에 대한 방어체계 즉, 면역 시스템이 있습니다. 외부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인지하여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생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해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하는 항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면역 진단항체 진단 혹은 혈청 진단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면역 진단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경제적, 저렴 (2) 소량의 혈액으로 신속 진단 가능 (피 한방울로 10분내에 결과를 그 자리에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 예 임신테스트기) (3) 무증상 감염자 진단 가능 (4) 사회 전체의 감염 비율 파악 가능 (5) 다수를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선별) 검진에 기여할 수 있음

 

현재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지 않더라도 항체가 있다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면역력이나 지역 전체에 얼마까지 퍼졌는지도 파악 할 수 있는 것이죠.

 

**제 생각으로는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이미 항체가 생성된 사람이라면 불필요하게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면역 진단 키트는 유전자 증폭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가 증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과 중국 등 외국에서는 면역 진단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는데요,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감염 후 항체가 생성되는 시기가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면역 검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강합니다. 또한 이전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항체는 두 종류 (IgG, IgM) 인데 감염 시기에 따라 생성되는 항체가 달라 두 항체 모두 검출하는 것이 정확도를 높이는데 중요하고, 특히 IgM이 검출 된다면 최근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에는 사스, 메르스 그리고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종도 있기 때문에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구조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었다면 한번의 테스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것을 100% 확신 할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의 특이 구조 단백질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겠지만 현재 개발된 진단 키트는 바이러스의 어떤 부분이 사용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렇게 단점도 있지만 면역 진단 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분자 진단과 함께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에서도 ‘면역 진단’ 키트의 사용을 권고하면서도 ‘단, 코로나19 감염을 진단 또는 배제하는 유일한 근거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경고 문구’를 부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긴급 사용 키트로는 승인 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면역 진단법을 활용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피 검사를 한 경우를 들었습니다.) 아마 진단 키트로 승인되지 않았지만 실험/연구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키트들이 있기 때문에 활용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백신을 맞은 적이 있는지 확인할 때처럼 자신의 면역력을 확인하고 전염력, 전파정도 등의 역학조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앞으로 질병과 전염병의 관심이 증가할 텐데, 진단을 받게 되더라도 자신이 받는 진단 검사가 무엇이고 어떤 원리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있으면 여러가지 정보가 넘쳐나는 가운데 자신이 스스로 합리적인 생각과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1) 바이러스 진단의 여러 방법들

[COVID-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단;(2)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진단 키트들 (국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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